요나는 보랏빛 화관을 고쳐 쓰고 현관 밖으로 나선다. 긴 치마가 나무 계단살을 스쳐 살랑살랑 흔들리고, 봄 햇살에 깃발이 팽팽하게 펄럭인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피정 다 같이 돌고 싶은 마음이 참 크다.
마당 건너편에서, 한 친구가 팔짱을 끼고 퉷 소리를 낸다. "남자는 드레스를 안 입잖아." 요나의 손이 치마 자락 위에 딱 멈춘다. 그의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요나는 가빠진 숨을 한 번 들이쉬고, 화관을 멍하니 바라본다. 정원 피정의 웃음소리가 갑자기 쉰 속삭임으로 낮아진다. 그는 손가락 끝으로 리본을 힘껏 짚으며, 자신을 붙든다.
요나가 현관 난간에서 발을 내디디는 순간, 뒤꿈치가 헐거운 벽돌에 걸린다. 치마가 휘청이고, 화관이 삐딱하게 기울어진다. 그는 손가락으로 톡 고쳐 쓰고, 그대로 걸음을 이어간다.
걸음마다, 깃발에서 종이 꽃 하나가 툭 떨어지는데, 정확히 화관 위로 퍽 떨어진다. 피정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보기 시작한다. 호기심이 사람 속으로 파도처럼 번진다.
요나는 두 발을 단단히 붙이고, 보랏빛 치마 자락을 잔뜩 쥔 뒤, 빙글 돌고 돌아 돌린다! 옷감이 모란이 활짝 핀 것처럼 넓게 펴지며, 햇살과 꽃가지들을 한꺼번에 감싼다.
마당 전체가 한 박자 숨을 붙든다. 그러자 박수 소리가 폭발하듯 쏟아진다. 그 친구의 주스 상자가 잔디 위에 쨍 하고 쓰러진다. 작은 종이 꽃은 여전히 화관 위에 올라앉아, 보랏빛 위로 환하게 빛난다.
요나는 치마가 발목 주위에 부드럽게 감기도록 놓아두고, 화관을 내려다본다. 환하게 웃으며, 박수 소리 사이로 작은 고마움을 전한다. 그는 피정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간다. 바느질 한 땀 한 땀, 모두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