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살이 방안 가득 퍼진다. 화분에 핑크꽃이 피어 있고, 보송보송이가 그 옆에서 꼬리를 흔들며 늘어난다. 방은 조용하고 아늑하다.
보송보송이가 화분 사이로 기어 들어간다. 푹신한 털이 흔들리며 꽃잎을 떨어뜨리고, 흙이 털에 뒤덮인다. 검은 고양이가 돌아서며 말한다. "너는 항상 어지럽혀!"
보송보송이는 발걸음을 늦춘다. 혼자 남아서 털에 묻은 흙을 보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서성인다.
보송보송이가 선풍기를 켠다. 바람이 불수록 털은 더 풍성해진다. 그는 털을 눌러보지만, 바람은 그냥 더 불어댄다.
보송보송이가 담요 아래로 숨어본다. 하지만 털이 담요를 눌러 바닥에 처진다. 그는 한숨을 쉬며 담요 밖으로 빠져나온다.
보송보송이가 소파 아래로 꿈틀거리며 들어간다. 털이 구석구석 먼지를 일으킨다. 그는 소파 아래 어둠 속에 웅크린다.
빗소리가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보송보송이가 소파 아래서 고개를 내민다. 밖은 회색빛 비가 내리고 있다.
작은 비둘기 한 마리가 창문 틈으로 들어온다. 보송보송이의 푹신한 털 위에 알을 굴린다. 보송보송이는 얼어붙는다.
보송보송이는 털을 움직이지 않는다. 따뜻한 알의 온기가 그의 코끝에 닿는다. 비둘기는 조용히 날아가 버린다.
비가 그치고 햇살이 들어온다. 알에 금이 가고, 작은 새끼가 깨어난다. 보송보송이가 다가가 몸을 말아올린다.
보송보송이는 새끼를 안고 몸을 말아서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든다. 새끼의 깃털을 쓰다듬어 준다. 보송보송이의 털이 풍성하게 일어난다.
보송보송이는 새끼의 살랑이는 호흡을 느끼며 눈을 감는다. 그의 푹신한 털이 따뜻한 보금자리가 된다. 방안은 고요하고 평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