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 있는 화장실 문틈 사이로 바깥에 놓인 흙 묻은 운동화가 보였어요.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차가운 바닥에서 찰박이는 툭툭 소리를 내며 뛰었죠. "나도 거실로 나가보고 싶어." 마침내 용기를 내어 문턱을 넘어가 보기로 결심했어요.
영차, 영차 몸을 밀어 화장실 문턱에 앞코를 간신히 올렸어요. 거실의 폭신한 카펫 냄새를 맡으며 훌쩍 뛰어오르는 순간, 딱딱한 문턱에 걸려 꽈당 뒤로 넘어졌죠. 훌렁 뒤집어진 찰박이 위로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훅 밀려왔어요.
거실 창문이 열리며 쌩쌩 부는 겨울바람이 화장실 안까지 매섭게 들이닥쳤어요. 꽝! 문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에 깜짝 놀라 구석으로 몸을 납작 엎드렸죠. 바로 그때, 맨발의 아이가 화장실로 타다닥 뛰어들어왔어요.
"앗, 차가워!" 얼음장 같은 타일 바닥을 밟은 아이가 폴짝 뛰어올랐어요. 그러다 미끄러운 비누 거품을 밟고 크게 휘청거렸죠. 화들짝 놀란 찰박이는 바닥의 물기를 쫙 가르며 아이 쪽으로 쭈욱 미끄러져 갔어요.
아이의 발이 맨바닥에 쿵 떨어지기 직전, 찰박이가 그 아래로 슝 들어가 단단하게 받쳐냈어요. 뽀드득 소리와 함께 아이의 꽁꽁 언 발가락이 폭신한 찰박이 안으로 쏙 들어왔죠. 아이는 꽈당 넘어지는 대신 커다란 숨을 후유 내쉬었어요.
"휴, 다행이다! 고마워, 찰박아." 아이가 찰박이를 신은 채 바닥을 가볍게 통통 구르며 빙그레 웃었어요. 발등을 덮어주는 아이의 따뜻한 체온에 찰박이도 덩달아 신이 나서 앞코를 쫑긋 세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