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이는 파란 하늘 한가운데 둥그렇게 떠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초원의 땅이 갈라지고, 작은 풀잎들이 누렇게 시들어 있다.
몽이가 입을 뻐끔 열면서 생각한다. "나는 비가 되어야 해!" 몽이는 몸을 아래로 살짝 기울인다.
몽이는 강하게 부는 바람을 만난다. 바람이 몽이를 두드려서 몽이는 조금 더 커진다. "으헤헉!" 하고 몽이가 소리친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더 높게 올라간다.
몽이가 햇살을 만난다. 햇살이 몽이를 따뜻하게 감싸주자 몽이는 이번에는 더 커진다. "우와, 따뜻해!" 하지만 땅은 아직도 말라 있다. 몽이는 계속 내려가기로 한다.
몽이가 다시 바람을 만난다. 이번에는 바람이 더 세게 분다. 몽이가 쿵 하고 흔들리면서 커진다. "휘잉! 휘잉!" 몽이가 나부낀다.
몽이가 햇살을 다시 만난다. 이번에는 햇살이 더 뜨거운듯하다. 몽이가 점점 더 굵어지고 어둑어둑해진다. 몽이가 속으로 생각한다. "이제 준비됐어!"
몽이가 하늘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친다. "내려갈 거야!" 몽이의 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첫 번째 방울, 두 번째 방울, 이어 무지개빛처럼 많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땅이 젖기 시작하고, 풀잎들이 머리 위로 손님을 맞으려고 고개를 든다.
몽이가 크게 웃으며 빗방울을 더 많이 던진다. 빗물이 땅을 적시고, 누랬던 풀잎들이 초록색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작은 꽃봉오리들이 포동포동 피어난다.
몽이는 이제 투명하게 얇아졌지만, 하늘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먼 곳에서 새 소리가 들리고, 초원 전체가 살랑살랑 춤을 춘다.
몽이가 속으로 말한다. "고마워, 나." 몽이는 파란 하늘에 작게 남아서 세상 전체를 지켜본다.
초원은 살랑살랑 춤을 추고, 새 소리가 울려 퍼진다. 파란 하늘 위에 몽이는 작고 따뜻한 구름처럼 남아 모든 것을 지키며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