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의 블록 탑이 아주아주 높이 올라가요. 한 개만 더, 살살, 살살. 고양이도 옆에서 눈 한 번 깜빡 않고 지켜봐요. 탑이 벌써 도도만큼 높아졌어요!
와르르! 탑이 무너지고 블록이 사방으로 튀어요. 고양이도 깜짝 놀라 펄쩍 뛰어요. 그리고 도도의 배 속 어딘가가 슬금슬금 뜨끈뜨끈해져요.
우르릉 우르릉… 꼬마 화산이 깨어났어요! 잿빛 연기를 뿜으며 빨갛게 달아올라요. 점점 더 뜨겁게, 점점 더 뜨겁게. 도도의 볼도 덩달아 화끈화끈 달아올라요.
"다 너희 탓이야!" 발을 쿵쿵 구르고, 소리를 지르고, 블록을 뻥 차 버려요. 쿵! 쿵! 쿵! 꼬마 화산이 새빨간 불꽃을 튀기고, 도도의 방 안이 온통 후끈후끈해져요.
어라? 고양이가 소파 밑에 숨었어요. 꼬리가 바들바들, 눈망울엔 겁이 가득해요. 도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 고함 소리에 고양이가 놀랐나 봐요.
그때 도도의 머릿속에 번쩍! 화산은 시원한 바람을 무서워한대요. "후우, 입김을 불어서 식혀 주자." 작은 손을 뜨끈한 배 위에 살포시 올려놓아요.
꽃향기를 맡듯이 숨을 깊이 들이쉬고, 뜨거운 국을 식히듯이 천천히 내쉬어요. 후우우우… 어깨가 사르르 내려가고,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꼬마 화산에게 솔솔 날아가요.
꼬마 화산이 식어서 조용하고 나른한 작은 산이 되었어요. 꼭대기엔 작은 꽃 한 송이도 피었어요. 고양이가 살며시 다가와 몸을 비벼요. 도도도 보드라운 털을 천천히 쓰다듬어 줘요.
도도의 탑이 다시 올라가요. 아까보다 더 높이! 꼭대기 블록이 미끌? 후우, 시원한 입김 한 번, 손으로 살짝 잡아 주면 돼요. 괜찮아, 정말 괜찮아.
저녁이 되자 폭신한 안락의자에 쏙 파고들어, 조용해진 배를 쓰다듬어요. "꼬마 화산아, 잘 자." 고양이도 도도의 곁에 동그랗게 몸을 말고 가르랑가르랑, 따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