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 길 끝, 라라는 울먹이고 있었다. 작은 물고기, 게, 불가사리가 뒤엉킨 바위굴 안으로 사라지려 할 때, 라라는 지느러미를 퍼덕이며 막아섰다. "우리 길을 잃었어요." 푸른 비단물고기가 속삭였다. 라라는 미로 입구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같이 갈게요."
라라는 세 친구를 이끌고 첫 갈림길로 들어섰다. 왼쪽은 짙은 해초 숲, 오른쪽은 반짝이는 조개 빛. 해초 사이로 작은 박쥐 돌고래가 스치듯 지나가며 피피피 소리를 내자, 라라는 왼쪽으로 발길질을 보냈다. "저기 가는 길이에요!" 라라의 외침에 친구들이 함께 헤엄쳤다.
조개 길이 끝나는 넓은 방에 도착했다. 바닥에 반짝이는 해마들이 나열되어 있으나 모두 한쪽으로 기울어져 방향을 잃어 보였다. 라라는 자신의 보물 주머니에서 낡은 карту스를 꺼내 펼쳤지만 잉크가 번져 전부 흐려져 있었다. "어떡하지?"
라라는 карты를 꼼꼼히 들여다보았지만 글씨는 모두 번져 읽을 수가 없었다. "이럴 줄 알았어…" 라라는 중얼거리며 주머니를 뒤졌다. 그때 갑자기 주머니 속에서 하얀 빛이 쏟아졌다. 반딧불 해파리가 튀어 나와 이쪽으로! 이쪽으로! 하고 반복해서 노래했다.
반딧불 해파리가 빛나는 종을 펄럭이며 이쪽으로! 이쪽으로! 노래했다. 친구들이 그 빛을 따라 바다 위로 비상하듯 떠오르기 시작했다. 라라는 깜짝 놀라 해파리를 바라보았다. "이런… 고마워!" 라라는 해파리를 따라 물결을 가르며 올라갔다.
세 친구와 라라는 마지막 터널을 지나다가 갑자기 거대한 바위가 앞에서 통로를 완전히 막았다. 모든 빛이 사라지고 물결 소리가 멎었다. 친구들이 서로에게 빽빽이 모여든다. 라라는 무표정하게 바위를 올려다보며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목소리로 라라야~ 라라야~ 하며 부드럽게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바위 틈새로 바람이 스며들며 작은 공명음을 만들어냈다. 그 소리가 미로 전체를 울린다. 친구들이 용기를 내어 라라 뒤를 따른다.
바위 틈이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깊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바위가 갈라지며 빛이 스며들었다. 라라는 힘차게 지느러미를 퍼덕여 틈새로 몸을 밀어 넣었고, 친구들도 뒤따랐다. 미로 전체가 음악처럼 울려 퍼졌다.
바위 너머로 넓은 열린 바다와 밝은 빛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 친구는 각자 자기 집 방향으로 빠르게 헤엄쳐 가며, 고마워, 라라! 다음에도 꼭 불러줘!라고 외쳤다. 라라는 물결 위를 떠다니며 미로 입구를 멀어져 가는 친구들의 실루엣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손등에 반딧불 해파리가 잠시 머물렀다 떠나가고, 라라는 다시 미로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번엔 내가 더 단단한 길을 만들 거야. 라라의 지느러미가 빛나는 물결 위로 부드럽게 퍼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