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후는 친구와 한적한 공원 길을 걸었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살랑살랑 내려앉았다. 조용한 바람이 둘의 어깨를 스쳤다. 지후는 친구와 수다를 떠느라 발걸음이 가벼웠다.
갑자기 검은 차가 멈추었다. 타이어 소리가 들렸다. 문이 쾅 열리며 누군가 지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지후의 가슴이 덜컥했지만, 그는 도망치지 않았다.
지후는 친구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들었다. '지후야!' 손이 차갑게 주머니 안을 더듬었다. 매끈한 플라스틱 재질이 손끝에 닿았다. 후추 스프레이였다.
지후는 스프레이를 번개처럼 뿌렸다. 쉭— 하고 분무 소리가 울렸다. 검은 옷의 남자가 비틀거리며 손을 놓고 얼굴을 감쌌다. 지후는 발을 앞으로 빼내며 몸을 돌려섰다.
지후는 곧장 달려가 목비권을 잡았다. 낯선 남자의 팔을 잡은 채, 그는 몸을 돌려 힘을 썼다. 쾅! 남자의 무릎이 땅에 닿았다. 지후가 그를 제압했다.
유괴범이 움직이지 않았다. 지후는 숨을 고르며 일어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공원은 여전히 조용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지후는 친구를 향해 달려갔다. '괜찮아! 함께 가자!' 친구의 손을 꽉 잡았다. 두 사람은 공원 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발소리가 도넛처럼 들렸다.
둘은 공원 밖까지 뛰어 나왔다. 지후는 친구의 어깨를 잡았다. '너 괜찮아?' 친구는 고개를 저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친구가 웃음을 띠었다. '고마워, 지후야. 너 없이는 못 했을 거야.' 지후는 살짝 웃었다. '너무 무서웠지? 이제 괜찮아.'
두 사람은 손에 손을 잡고 걸었다.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공원 옆 길은 또 다른 평온을 찾아가는 듯한 색으로 물들었다. 지후는 친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지후는 주머니 속에서 후추 스프레이를 꺼내 다시 넣었다. 빨간 캡이 빛났다. 그는 잠시 멈춰 서서 공원을 바라보았다.
친구가 지후의 손을 당겼다. '가자!' 지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걸음을 재촉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공원 앞을 지나며 지후는 생각했다.『또 만날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