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한복판, 6학년 소년 민호가 축구공을 발끝으로 톡톡 굴리고 있었다. 검은 티셔츠, 바람에 나뭇잎이 사각거렸다. 그런데 공이 살짝 빗나갔다.
친구가 공을 들고 돌아왔다. "나도 해볼 수 있어?" 민호는 고개를 저었다. 공을 다시 발로 쥐어찼다. 딱—쿵. 공이 친구 발등에 명중했다.
민호가 발끝 기술을 알려주려 했지만, 공은 계속 튕겨 나갔다. 민호가 화가 난 듯 공을 바닥에 내려놓고 돌아섰다. 친구는 조용히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다시 공을 차려는데, 공이 너무 높이 올라가 나무 가지에 걸렸다. 민호가 가지에 손을 뻗자 가지가 흔들리며 공이 쿵—하고 둘 다의 머리에 떨어졌다.
민호가 먼저 터져서 웃었다. 친구도 함께 웃었다. 공이 쿵, 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둘은 서로를 보며 껄껄 웃었다.
민호가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발끝으로 공을 굴리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이렇게, 천천히 굴려." 둘은 공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공이 발에서 발로, 툭, 툭, 소리나며 움직였다. 민호의 눈빛이 달라졌다. "잘됐어. 또 해볼까?" 친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공원이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민호가 공을 굴리자 친구가 받아쳤다. "또!" 친구가 외쳤다. 민호도 웃으며 공을 다시 차올렸다.
공이 민호의 검은 티셔츠에 살짝 부딪히며 툭, 하고 떨어졌다. 민호가 고개를 돌려 친구를 보았다. 친구도 미소 지었다.
둘은 계속 공을 주고받았다. 발끝, 정강이, 무릎. 툭, 툭, 툭. 소리만 반복됐다. 공원은 점점 더 밝게 빛났다.
하늘이 점점 노을 물들었다. 둘은 숨을 고르며 공을 끌어안았다. "다음에 또 와보자." 친구가 말했다.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민호가 공을 발끝에 올렸다. 톡, 톡, 톡. 하늘을 향해 툭, 차올랐다. 공이 노을 빛을 따라 높게 떠올랐다. 민호와 친구가 올라오는 공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