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방 구석에서 낡은 가죽 장부를 꺼냈다. 페이지를 넘기자 은은한 빛이 새어 나왔다. 파리 거리가 서서히 눈앞에 펼쳐졌다.
돌계단 위에서 모래성을 쌓고 있는 소년이 고개를 들었다. 민지는 주머니에서 과자를 꺼내 내밀었다. 소년이 버터 향을 맡으며 웃었다.
지도가 다시 빛났다. 민지는 벼랑 끝 절벽 위에 서 있었다. 아래서 종이 학을 날리는 여아와 눈이 마주쳤다.
민지의 종이 학이 찢어졌다. 여아가 또 다른 종이를 꺼내 민지 손에 올렸다. 함께 학을 날렸다. 바람에 종이 냄새가 스쳤다.
붉은 흙먼지가 일었다. 염소 떼를 몰고 있는 소년이 나타났다. 민지가 돌을 던졌지만 빗나갔다.
소년이 큰 소리로 웃으며 민지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춤을 추었다. 지도가 강렬하게 빛났다.
집으로 돌아온 민지는 장부를 열었다. 종이들이 점점 투명해졌다. 민지가 안으려 했지만 손이 통과했다.
갑자기 장부 표면이 거울처럼 빛났다. 파리 소년, 일본 여아, 케냐 소년이 각자의 풍경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세 명이 동시에 손을 흔들었다.
민지는 웃음을 머금었다. 장부는 조용히 책으로 변했다.
민지는 새 종이에 세 친구를 그렸다. 나라 상징을 함께 적었다.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다.
몇 주 후, 세 통의 봉투가 도착했다. 빵 모양, 학 모양, fiber로 짠 봉투였다. 민지는 각기 다른 향기를 맡았다.
민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새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조용히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