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이는 하늘 어귀에 혼자 떠 있다. 아래로 내려다보니 풀잎 위를 기어 다니는 개미 한 마리가 보인다. 몽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바람은커녕 구름 사이로도 아무것도 흘러가지 않는다. 몽이는 그냥 앉아 있다. 그 wide world를 오롯이 바라본다.
어느 날, 바람 할아버지가 나타난다. '어서 타라.' 하고 말을 건넨다. 몽이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할아버지 뒤에 달라붙는다.
몽이는 바람 할아버지 뒤에 달라붙고, 초록빛 언덕이 발아래로 펼쳐지기 시작한다. 바람이 살랑인다.
먼저 만나는 것은 나비였다. 노란 꽃잎 위에 앉아 있다가 몽이 쪽으로 날아와 머리에 살짝 앉는다.
몽이는 나비가 달콤한 향기를 맡으며, 어느새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아, 이거’ 싶었다.
바람 할아버지는 몽이를 더 높은 곳으로 끌어 올린다. 갑자기 강한 돌풍이 몽이를 흔들고, 몽이는 아득히 작은 땅을 내려다본다.
돌풍이 멎자 몽이 주변에 희미한 무지개가 생긴다. 몽이는 멈춰 섰다. 그리고 생각했다.
무지개를 바라보며 몽이는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한다. 더 이상 무겁지 않다. 몽이는 스스로 부드럽게 굴러간다.
이제 바람 할아버지 없이도 나아갈 수 있음을 안다. 몽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스스로 이동한다. 평화롭다.
몽이는 구름 사이를 살랑살랑 밀려다닌다. 오늘은 어떤 곳이 있을까. 몽이는 생각하며 하늘을 누빈다.
몽이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바람이 있고, 나비가 있고, 무지개도 있다. 몽이는 웃으며 계속 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