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거실 마루를 부드럽게 비춘다. 밥 그릇 옆에 발자국이 뚝뚝. 집은 조용하고 따뜻하다.
나비가 앞발로 밥 그릇을 톡 친다. 밥알이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쪼그려 앉아 한 알씩 핥아 모은다.
마지막 밥알을 턱으로 핥는다. 두 발로 이마를 꼼지락꼼지락. 턱을 들어 단장을 끝낸다.
해가 져서 창이 보라색으로 물든다. 어둠이 서서히 집 안으로 스며든다. 거실이 보랏빛에 잠긴다.
나비가 창가에 쪼그려 앉아 눈을 가늘게 뜬다. 보라색 빛이 얼굴에 맺힌다. 고개를 천천히 숙인다.
앞발 사이로 어둠이 슬슬 스며든다. 그녀의 눈동자가 쫙, 커진다.
소파 밑이 어둡다. 나비가 앞발로 어둠을 톡톡 치며 머리를 쏘옥 넣는다.
두 눈이 보랏빛 달처럼 환하게 반짝이고, 바닥에 보랏빛 점이 번뜩인다. '우와.'
나비는 보랏빛 점을 따라 소파 아래로 기어 들어간다. 꼬리가 빡빡하게 눌리고, 발바닥이 마룻조각에 끼어 쾅.
가장 깊은 곳에서 딸깍— 작은 빨간공이 골반 높이로 뒹굴며 앞으로 구른다. '찾았다!'
나비가 빨간공에 볼을 딱 붙이고, 꼬리로 한 바퀴 감싸 안는다. '오늘도 재미있었어. 내일 또 놀자. 안녕!'
창밖 어둠 속에서, 그녀의 눈꺼풀 위로 보랏빛이 한 번 더 살짝 번쩍인다. 거실이 조용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