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9일, 흐린 일요일 오후였다. 캠핑장 나뭇잎이 사각사각 흔들리고, 가족 텐트 안에는 따뜻한 밥 냄새가 퍼졌다. 구름이는 식탁 앞에 앉아 숟가락을 막 들어 올렸다.
그때, 윙—! 큰 소리가 텐트 안을 가르며 장수말벌이 날아들었다. 녀석은 식탁 위를 빠르게 빙빙 돌았다. 구름이는 숟가락을 허공에 멈추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장수말벌이다!”
구름이는 밥그릇을 두 팔로 꼭 끌어안고 텐트 구석으로 물러났다. 장수말벌은 지퍼와 천장 사이에서 웅웅거렸다. 구름이는 입을 꾹 다문 채 아빠를 바라보며 꼼짝하지 못했다.
바깥에서는 흐린 하늘 아래 나뭇잎이 사각사각 흔들렸다. 아빠는 구름이 앞에 천천히 서서 한 손을 들어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구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밥그릇을 무릎 위에 가만히 올려놓았다.
아빠는 텐트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긴 막대기로 천장 쪽을 가리키며 밖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었다. 장수말벌은 웅웅거리며 그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아빠 모자 위에 살짝 내려앉았다.
장수말벌이 갑자기 윙— 하고 솟구쳤다. 구름이는 밥그릇 뚜껑을 딸깍 닫으며 소리쳤다. “아빠, 조심해!” 아빠는 모자를 살짝 흔들고,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모자가 살짝 흔들리자 장수말벌은 열린 문을 빠져나갔다. 검은 줄무늬 날개가 텐트 밖 구름구름한 하늘 쪽으로 멀어졌다. 구름이는 아빠의 손을 꼭 잡고 한참 그 자리를 바라보았다.
구름이는 텐트 밖을 다시 살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없는 거지?” 아빠는 손을 놓지 않고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아빠는 구름이 곁에 앉아 텐트 안을 함께 살폈다. 식탁 아래, 접힌 담요 뒤, 지퍼 옆에도 장수말벌은 없었다. 구름이는 아빠가 가리키는 곳을 하나씩 확인하며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구름이는 닫았던 밥그릇을 열었다. 밥은 식어 있었지만, 숟가락으로 한 입을 조심조심 떠 보았다. 톡. 숟가락이 그릇에 닿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
구름이는 아빠 옆에서 천천히 밥을 먹었다. 아빠는 막대기를 내려놓고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텐트 밖 바람 소리는 이제 나뭇잎 사이를 지나가는 평범한 소리처럼 들렸다.
숟가락이 다시 그릇에 톡 닿았다. 구름이는 한 숟가락을 더 먹고, 아빠 쪽으로 밥그릇을 살짝 밀었다. 텐트 안에는 밥 먹는 소리와 바람 소리가 나란히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