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돌이는 숲속을 미끄러지듯 달린다. 바람이 귓가에 살랑살랑 부비고, 나뭇잎이 발밑으로 툭툭 떨어진다.
'내가 가장 빠르단다!' 하고 호돌이는 자랑스러이 외친다.
거북이가 천천히 다가와 말한다. '한 번 경주해 볼래?' 호돌이는 코를 킥킥 웃으며 대답한다. '너? 나랑 경주?'
거북이는 아무 말 없이 출발선에 선다.
호돌이는 번개처럼 달린다. 풀잎이 발끝에서 쏘옥 소리를 내고, 나뭇가지가 팔을 스친다.
중간에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본다. 거북이는 아직 시작도 안 한 듯하다. '기다려! 내가 먼저 쉬어 줄게.' 호돌이는 덤불 옆에 털썩 앉아 눈을 감는다.
호돌이가 눈을 떴을 때, 거북이가 이미 도착선 위에 서 있다. 호돌이는 입을 벌린다.
멀리서 박수 소리가 톡톡톡 울린다. 거북이가 웃으며 고개를 흔든다.
호돌이는 천천히 걸어가 거북이 앞에 섰다. '미안해.' 호돌이가 손을 내밀자, 거북이가 그 위에 자신의 앞발 얹는다.
둘은 나란히 숲속을 걷는다. 바람이 살랑살랑, 나뭇잎이 툭툭.